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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04
2021 SUMMER

KCL LIFE, 당신의 삶에 안전함의 점을 찍다

전기차의 무한변신, 배터리에 달려있다

  • 탄소중립 달성 위해 전기차 확대 필수
  • 원재료 중국의존도 심각, 새 공급망 구축 필요
  • LG·삼성 차세대 기술 개발…SK 안정성 초점

우리 사회에 전기차는 왜 필요한가?

2016년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대부분의 나라가 파리기후협정(Paris Climate Agreement)을 통해 지구의 평균온도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최소 1.5도 이내로, 최대 2도 이내로 낮추기로 합의했다.
이를 위해선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 한다. 가장 적극적인 유럽연합(EU)은 가장 먼저 205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제로화하는 탄소중립을 선언했고 우리나라도 지난해 10월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연설에서 ‘2050 탄소중립’을 발표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8년 우리나라의 탄소배출량은 7억 2,760만CO2eq이며 이 가운데 에너지 배출 비중이 86.9%(6억3240만CO2eq)로 절대적이다.
에너지 분야의 탄소배출량 가운데 발전 등 에너지산업 비중이 45.5%(2억 8,760만CO2eq)로 가장 많고 이어 제조건설업 비중이 29.5%(1억 8,660만CO2eq), 이어서 수송이 15.5%(9,810만CO2eq)로 많다. 즉 국내 분야별 탄소배출 비중에서 수송이 3번째로 많은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가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수송 부문의 친환경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환경부가 정의하는 ‘친환경적 자동차’에는 하이브리드차(H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전기차(BEV), 수소차(FCEV)가 있다. 이 가운데 이론적으로 탄소배출을 대폭 줄일 수 있는 것은 전기차와 수소차이다.
전기차는 외부로부터 전력을 공급받아 저장했다가 운행에 사용한다. 외부 전력이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적으로 생산됐다면 전기차는 100%는 아니더라도 거의 제로에 가까운 탄소배출을 실현할 수 있다. 이것이 수송의 친환경 차원에서 전기차가 필요한 이유이다.



광물價 변동에 출렁이는 배터리산업, 새 공급망 필요

배터리는 기능면뿐만 아니라 단가면에서도 전기차의 핵심이다.
전기차 총 원가의 약 40%를 차지할 정도로 배터리 가격은 매우 비싸다. 배터리 가격이 비싼 이유는 비싼 광물이 많이 쓰이기 때문이다. 배터리는 크게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로 구성되는데 용량에 직접 영향을 주는 양극재에 특히 많이 쓰인다.
국내 배터리업계가 채택하고 있는 리튬이온배터리는 니켈 계열의 3원계 양극재를 사용한다. 3원계 양극재는 니켈(N), 코발트(C), 망간(M)으로 구성된 NCM과 니켈, 코발트, 알루미늄(A)으로 구성된 NCA가 있다. 올해부터는 NCM의 고용량과 NCA의 안정성을 혼합한 NCMA 4원계 양극재도 공급되고 있다.
니켈과 코발트는 금속 중에서도 비싸기로 유명하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최근 니켈 가격은 톤당 1만 8,000달러, 코발트 가격은 톤당 4만 2,500달러이다. 가격이 급등한 철광석 가격이 톤당 207달러인 점과 비교하면 얼마나 비싼 금속인지 알 수 있다.
국내 배터리업계는 원가 절감을 위해 양극재의 전단계인 전구체 등을 거의 전량 중국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상황에서 볼 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와 배터리업계는 원재료의 공급망을 새로 구축하는 전략을 짜고 있다.



전기차 시장의 경쟁의 핵심은 배터리다

국내 전기차 중 가장 최신 모델인 현대차 아이오닉5의 주행거리는 대략 400~420km이다. 1회 충전으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한 번에 갈 수 있다. 이 정도 배터리 성능이면 충분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터리업계는 600km, 700km가 넘는 차세대 배터리 개발 경쟁이 한창이다. 이는 전기차의 핵심 진화 포인트인 자율주행과 라이프스타일 때문이다.
자동차가 스스로 도로 상황을 인지하고 파악해 자동으로 운전하는 자율주행은 기술성숙도에 따라 레벨 0부터 레벨 5까지 6단계로 구분된다. 완전 자율주행 수준인 레벨 5가 실현되려면 자동차가 완벽하게 모든 도로 상황을 인지해 주행에 반영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매우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데 그만큼 배터리 소모도 빨라진다.
몇 년 후 전기차는 이동수단을 넘어 전력 공급원이자 하나의 라이프스타일 공간으로 탈바꿈하게 될 것이다.
최근 미국의 완성차업체 포드는 대표 픽업트럭인 F-150의 전기모델을 선보이면서 눈길을 끄는 장면을 공개했다. 트럭에 전선 코드를 꼽고 전기톱 등 전기 장비를 사용하는 모습이다.
앞서 현대차도 아이오닉5를 출시하면서 야외에서 차에 코드를 꼽아 전기 장비를 사용하는 모습을 광고에 연출하기도 했다.
이처럼 전기차는 어디서나 전력을 쓸 수 있는 에너지저장장치(ESS)로서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이를 위해선 주행거리 이상의 배터리 용량이 필요하다.
전기차는 코로나19와 같은 재택이 필요한 상황에서 훌륭한 작업공간이 될 수 있다.
이미 전력 공급은 가능한 상태에서 간단하게 좌석을 변형시켜 데스크로 꾸미면 조용하면서도 언제 어디서나 노트북 등 사무작업이 가능한 작업실이 될 수 있다. 영화관람, 음악감상, 간단한 회의도 가능한 공간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자율주행과 라이프스타일이 결합된다면 전기차는 끝없이 진화할 것이다. 이 모든 것은 배터리의 충분한 용량을 전제로 한다. 배터리 기술이 계속 진화해야 하는 이유이다.



차세대 배터리, 전고체냐 업그레이드 리튬이온이냐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서 가장 힘을 주고 있는 곳은 삼성SDI이다. 삼성SDI는 삼성종합기술원과 함께 오래전부터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배터리 소재 중 전해질을 고체로 전환해 화재 취약성을 제거한 것이다. 하지만 음극 소재로 사용하는 리튬메탈이 반응성이 워낙 강해 사고와 같은 충격이 가해지면 오히려 더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리튬황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이 배터리를 탑재한 무인비행기가 최대 고도 22km 성층권에서 7시간 동안 비행에 성공했다.
리튬황 배터리는 이론적 에너지밀도가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최대 5배 많고 값싼 황을 사용해 비용절감 효과도 크다.
하지만 수명이 매우 짧아 현재로선 적용 범위가 크지 않아 추가적인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SK이노베이션은 다른 방식을 개발하기보다는 현재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더욱 업그레이드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잡고 있다.
이존하 SK이노베이션 배터리개발센터장은 9일 인터배터리 2021 컨퍼런스에서 “향후 배터리 시장의 핵심은 단연코 안전성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라며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는 2035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자사 배터리 탑재 전기차에서 한 건의 화재도 발생하지 않은 점을 자랑하며 그 배경으로 Z폴딩 기법, 자회사 SKIET의 우수한 분리막 사용, 열 관리 기술 등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