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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에게 이색적인 체험을 제공하는 ‘경험 마케팅’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글 | 이호성 한국표준협회미디어

‘온(On)택트’를 찾는 사람들

구찌 매장에서 햄버거를 팔고, 시몬스침대 매장에서 수세미를 판다. 최근 고객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브랜드 스토어가 늘고 있다. 심지어는 해당 브랜드의 제품을 판매하지 않는 곳도 있다. 주력 상품의 매출을 담당하지 않는 이른바 ‘집객 공간’이다.
이 같은 현상은 온라인과 비대면이 주를 이루는 시대에 역설적으로 소비자들이 직접 맛을 보고, 향을 맡고, 손으로 만져보며 촉감을 느낄 수 있는 오프라인 경험을 선호하게 되는 현상에 따른 것이다. 이에 기업들은 디지털이라는 대세 속에서 오프라인 공간 에서의 고객 경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오프라인 공간은 고객이 브랜드와 끈끈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계기를 준다.

브랜드가 문화콘텐츠의 일환으로 만든 놀이 공간에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찾아오고, 공간에서의 경험을 즐기고 브랜드의 취향과 철학에 공감하며 팬덤이 형성된다. 오프라인에 서의 ‘인스타그래머블’한 경험은 디지털 세계에서 주목받기에 좋다. SNS에 올라온 사진은 널리 퍼지며 입소문을 낸다. 수백, 수천만 원에 달하는 명품 브랜드의 주력 제품과 달리 식음료와 굿즈는 가격대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매일 찾아 먹을 수도 있어 소비자 입장에서는 만족스러운 가격대로 브랜드를 경험하고 소유할 수 있다. 이렇게 고객과 브랜드 간 파트너 관계를 오래도록 이어가는 저변을 만들어 놓고, 궁극적으로는 브랜드의 제품 소비로 이어지게 하는 장기적인 포석이다.

구찌

구찌는 지난 3월 서울 이태원에 자리한 플래그십 스토어 ‘구찌 가옥’ 6층에 이탈리안 컨템포러리 레스토랑 ‘구찌 오스테리아 서울’을 오픈했다. 미슐랭 3스타 셰프인 마시모 보투라와 협업해 최상급의 요리를 제공할 뿐 아니라, 구찌의 미학적 요소를 반영한 인테리어, 가구, 식기 등으로 구찌만의 문화와 가치를 경험할 수 있다.

시몬스

침대 브랜드 시몬스는 강남구 청담동에 ‘사퀴테리(육가공식 품)’ 컨셉으로 꾸민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를 오픈했다. 정육점 특유의 붉은 조명 아래 메모지, 농구공, 양말 등을 판매하는 잡화점이다. 침대를 찾아볼 수 없어 더욱 색다르다. 매력적인 인테리어와 굿즈들로 공간을 꾸며 MZ세대에게 ‘인 증샷 성지’로 자리매김해 줄 서는 가게가 됐다.

브라이틀링

스위스의 럭셔리 워치 메이커 브라이틀링은 한남동에 브랜드 최대 규모의 부티크 ‘타운하우스 한남’을 오픈하며, 제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공간뿐만 아니라 카페와, 브랜드 최초 레스토랑인 ‘브라이틀링 키친’을 열었다. 셔츠나 가죽재킷, 모자를 구입할 수 있는 기프트숍도 있다. 브라이틀링 CEO 조지 컨은 이공간을 하나의 건물에서 브라이틀링의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에서 오픈한 ‘두껍상회’도 누적 방문객 수 18만 명을 기록하며 ‘핫 플레이 스’로 거듭났다. 하이트진로는 리뉴얼한 두꺼비 캐릭터를 활용해 굿즈를 제작하고 오프라인 팝업 매장을 열었다. ‘어른들의 문방구’를 표방하는 두껍상회에서는 170여 종의 굿즈를 판매한다.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은 ‘홈쏘맥잔’으로, 지난 1월까지 운영한 강남 스토어에서 3만여 개가 팔렸다. 테라 맥주상자 모양 병따개, 참이슬 백팩, 두꺼비 캐릭터 피규어 등도 판매한다. 두껍상회는 2020년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을 순회 하며 팝업스토어 형태로 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