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STORY

미디어 속 시험인증

최상의 테니스 코트가
만들어지기까지

영화 [킹 리차드]는 테니스 경기 장면을 생동감 있게 담아냈다. 선수들의 호흡, 재빠른 움직임, 라켓과 공이 맞닿는 순간 나는 경쾌한 타격음까지 마치 실제 경기를 방불케 한다. 그런데 알고 있는가. 선수들이 숨 가쁘게 누비는 테니스 코트에도 시험평가가 있다는 사실을!

글 | 조고은 한국표준협회미디어

규격에 맞춰 만들어지는 테니스 코트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테니스 코트로 향하는 이들이 있다. 리차드 윌리엄스와 그의 두 딸이다. 무려 아이들이 태어나기 전부터 테니스 챔피언을 탄생시키리라 다짐했던 아빠 리차드는 꿈을 이루기 위해 차근차근 계획을 수행해나간다. 빈민가에 사는 그들에게 주어진 것은 동네의 허름한 테니스 코트밖에 없지만, 혹독한 훈련을 통해 아이들은 한걸음씩 성장한다. 리차드는 섬세한 코칭과 무한한 믿음을 바탕으로 아이들의 잠재력을 이끌어내고, 끝끝내 테니스 역사 높은 곳에 두 딸의 이름을 올린다. 세계적인 테니스 선수인 비너스 윌리엄스, 세레나 윌리엄스의 실화를 담은 영화 <킹 리차드> 속 이야기이다. 영화의 주요한 배경은 바로 테니스 코트다. 윌리엄스 가족이 살았던 마을 컴튼에서부터 비너스가 프로 데뷔전을 펼치는 오클랜드까지, 지역은 다양하지만 일정한 모양의 테니스 코트가 등장한다. 테니스 코트의 규격은 국내외 어느 경기장이든 동일하다. 단식경기의 경우 길이는 23.77m, 너비는 8.23m이고, 복식경기의 경우 너비가 10.97m로 조금 더 넓다. 대회에 따라 베이스라인과 사이드라인 밖에 얼마큼의 여유공간을 두는지 차이가 있을 뿐이다. 네트의 폭과 높이는 물론 네트를 고정하는 네트 포스트의 높이와 위치에도 정해진 기준이 있다. 혹자는 ‘테니스는 과학적인 스포츠’라고 하는데, 이는 테니스 코트가 정확한 수치를 바탕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가능한 표현이 아닐까 싶다.

바닥재 시험평가로 최상의 스포츠 환경 조성

테니스 코트의 규격은 일정하지만, 바닥의 재질에 관한 기준은 통일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점토질의 흙으로 만든 클레이 코트, 벽돌을 분쇄해서 만든 앙투카 코트, 잔디로 이루어진 론 코트, 아크릴계 수지를 도포하는 하드 코트 등 다양한 바닥재가 혼용되고 있다. 바닥재는 선수의 기량과도 직결되는 요소다. 클레이 코트는 공이 바닥에 닿은 후 속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체력이 강한 선수에게 유리하고, 론 코트는 공의 속도와 회전력이 유지되므로 선수의 기술이 돋보이는 식이다. 하드 코트는 표면이 단단해 공의 속도가 빠르고, 그만큼 공격적인 선수에게 유리한 면이 있다. <킹 리차드>의 실제 주인공인 세레나 윌리엄스는 해를 넘겨 메이저대회를 모두 휩쓰는 ‘논 캘린더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는데, 대회마다 바닥재가 다르다는 점에서 얼마나 대단한 성과인지 짐작해볼 수 있다.
바닥재의 종류가 다양한 만큼 품질도 엄격하게 관리된다. KCL은 아시아 최초 국제테니스연맹 인정 시험기관으로서 테니스 코트의 격을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 바닥재에 따른 공의 반발력을 측정하여 코트 속도 등급(CPR, Court Pace Rating)을 나누고, 다양한 시험장비를 이용해 바닥재의 상태를 꼼꼼히 확인한다. 특히 충격 흡수성, 미끄럼 저항 등의 주요 시험항목은 선수들의 부상 위험을 줄이고, 원활한 경기를 펼치는 데 필수적이다. <킹 리차드>에서 리차드는 테니스 코트 위에 수북이 쌓인 낙엽을 손수 쓸어낸다. 두 딸에게 최선의 연습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어떠한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던 그의 모습처럼, 시험평가를 통해 최상의 스포츠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