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STORY

문화 칼럼

플랫폼 전성시대, 기회를 잡아라

유례없는 펜데믹 위기 속에서도 솔루션을 준 플랫폼은 이제 신기술과 결합하여 새로운 미래를 열어 가고 있다.

글 | 윤상진 플랫폼경제경영연구소 소장

코로나19로 급부상한 ‘플랫폼노믹스’

최근 2년간 우리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사건으로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대유행을 꼽는 데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만큼 코로나19는 사회적, 문화적, 경제적으로 엄청난 파급력을 행사하면서 우리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다.
자영업자나 소상공인과 같이 오프라인에 기반을 둔 산업은 풍비박산이 났고 서민 경제는 곤두박질쳤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온라인에 기반을 둔 플랫폼 기업은 사상 최대의 매출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플랫폼 전성시대가 코로나19로 인해 펼쳐졌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우리 사회의 경제체계가 플랫폼을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플랫폼 경제가 큰 트렌드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이른바 플랫폼노믹스(Platformnomics)의 시대가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플랫폼노믹스는 ‘플랫폼(Platform)’과 경제를 뜻하는 ‘이코노믹스(Economics)’의 합성어로, 플랫폼 경제를 의미한다.
이제 플랫폼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주류 경제체계로 발돋움하였으며, 향후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살펴보도록 하자.

플랫폼이란 무엇인가?

여러분은 플랫폼 하면 가장 먼저 무엇이 떠오르는가? 플랫폼은 굉장히 다양한 의미로 우리 주변에서 사용되는 용어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즈, 구글의 안드로이드나 애플의 iOS와 같은 운영체제를 플랫폼이라 하기도 하고,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플랫폼이라 하기도 한다. 역도에서는 바벨을 드는 사방 4미터의 각재로 만든 대를 플랫폼이라 부르고, 다이빙에서는 5~10미터 높이의 준비대를 플랫폼이라 부르기도 한다. 다양한 모델에 공통으로 들어가는 부분을 플랫폼이라고도 한다. 대표적인 플랫폼이 자동차 플랫폼이다. 자동차 플랫폼이란 자동차의 기본이 되는 골격, 즉 차대를 말한다.
플랫폼은 ‘구획된 땅’을 의미하는 ‘plat’과 ‘형태’를 의미하는 ‘form’의 합성어이다. 결국 플랫폼의 어원으로 해석해 보면 ‘구획된 땅의 형태’가 되는 것이다. 플랫폼은 경계가 없던 땅이 구획되면서 계획에 따라 집이 지어지고, 건물이 생기고, 도로가 생기듯이 ‘용도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활용될 수 있는 공간’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단어다.
가치 교환의 관점에서 플랫폼의 구성요소를 살펴본다면 플랫폼 사업자와 플랫폼 참여자로 분류할 수 있다. 플랫폼 사업자는 플랫포머라고도 하며, 플랫폼을 운영하고 공급하는 주체이다.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개발해 공급하고 운영하는 구글이 플랫폼 사업자가 되는 셈이다. 플랫폼 참여자는 플랫폼에 참여해서 가치를 교환하게 되는 그룹을 의미한다. 크게 공급자와 수요자로 나눠 볼 수 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앱을 등록하는 개발자를 공급자로, 앱을 다운로드해서 사용하는 유저를 수요자로 볼 수 있다.
2012년에 출간된 《플랫폼이란 무엇인가?》(한빛비즈 펴냄)에서는 “플랫폼이란 공급자, 수요자 등 복수 그룹이 참여하여 각 그룹이 얻고자 하는 가치를 공정한 거래를 통해 교환할 수 있도록 구축된 환경으로써 플랫폼 참여자들 간의 상호작용이 일어나면서 모두에게 새로운 가치와 혜택을 제공해줄 수 있는 상생의 생태계”라고 정의하고 있다.
결국 플랫폼이란 참여 그룹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의 에코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며, 어떻게 유지하면서 성장해 나가느냐에 따라 경제 패권을 장악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하기도 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플랫폼이 되기도 한다.

위기 속에서 해법과 기회가 된 플랫폼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인류 역사가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나뉠 정도의 문명 대전환을 맞이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실제로 우리는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시작된 언택트 문화가 일상이 되면서 거대한 산업적 전환의 시대를 몸소 겪어 내고 있다. 교육, 외식, 커머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디지털 전환이 급격하게 일어났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디지털로의 전환은 코로나19 시대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데 큰 힘이 되었다. 특히 플랫폼은 이러한 전환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미디어 플랫폼, e커머스 플랫폼, O2O 플랫폼 등의 주요 플랫폼은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플랫폼도 코로나19 이전과 이후의 상황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코로나19 이전의 플랫폼이 미디어, OS, 게임, 앱 마켓 등의 특정 산업 분야 위주로 성장했다면, 코로나19 이후에는 거의 모든 오프라인 영역이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이는 플랫폼 경제체계로의 대전환이 시작되었음을 의미한다.
팬데믹 상황에서는 먹거리와 생필품 조달이 생존과 직결되어 있다. 만약 e커머스 플랫폼이나 음식 배달 플랫폼이 없었다면 먹거리와 생필품을 찾아 거리를 헤매야 했을 것이다. 안전한 집에 머물면서 필요한 것을 주문하기만 하면 집 앞까지 가져다주는 플랫폼이 얼마나 고마운 존재인가? 이렇듯 플랫폼은 편리하면서도 안전한 생활을 가능하게 해주었다. 편리함이 곧 프리미엄이 되는 ‘편리미엄’의 시대가 팬데믹 상황에서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뿐만 아니라 자영업자들도 플랫폼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매출 규모에 차이가 발생했다. 매장 방문 고객이 줄어들어 한숨만 쉬고 있는 자영업자들도 많겠지만, 배달 플랫폼을 잘 활용한 자영업자는 오히려 더 큰 매출을 기록하기도 한다. 매장의 자리가 한정되어 있다 보니 매출의 한계가 있었지만 배달이 늘어나면서 매장 규모의 한계를 넘어 더 많은 매출을 기록하는 자영업자도 늘어나고 있다.
플랫폼은 소비자에게 편익을 제공하지만 중소 규모의 사업자에게도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언택트 문화가 몰고 온 혁신적인 변화이며, 코로나19 이후의 위드 코로나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할 것이다.

신기술과 결합하는 플랫폼의 미래

코로나19라는, 지금까지 인류가 경험해 보지 못했던 사상 초유의 팬데믹을 겪으면서 모든 산업이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이제 막 시작되었으며, 가속도가 붙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플랫폼 기반의 경제 활동을 해야만 성공할 수 있는 시대가 펼쳐지고 있다. 더 이상 오프라인에서 발휘되는 경쟁력만으로는 살아남기 힘든 세상이 되고 있으며, 어떤 방식으로든 플랫폼을 구축하거나 활용하는 방향으로 사업 전략이 수립되어야 한다.
이렇듯 플랫폼이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확장되면서 경제, 사회, 문화 등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걸쳐 플랫폼 경제권을 형성하게 되었다. 이제는 플랫폼이 아닌 것을 찾아보기가 더 힘들 정도로 플랫폼이 대중적인 개념이 되었다.
이제는 플랫폼이 기술적으로 더욱 고도화되는 테크노믹스의 시대가 펼쳐지게 될 것이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과 같이 4차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기술들이 플랫폼에 내재화되면서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그동안 개별적으로 발전해 왔던 4차 산업혁명 기술들이 플랫폼을 만나면서 꽃을 피우게 될 것이라는 의미다.
2022년 현재, ICT 산업 분야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분야는 단연 메타버스다. 페이스북이 사명을 ‘메타’로까지 바꾸면서 앞으로는 메타버스에 집중할 것이라는 강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을 정도로 메타버스는 다음 세대로 진화하는 인터넷으로 각광받고 있다. 플랫폼마다 자신만의 세계관을 갖고 창조된 가상세계에서 사람들은 친구 관계를 맺고, 대화하고, 일하고, 물건을 사고, 돈을 벌기도 한다. 메타버스도 결국은 플랫폼 위에서 움직이게 된다. 머지않아 메타버스 플랫폼의 전성시대가 펼쳐지게 될 것이다.
지금은 격변의 시기이다. 무엇보다 기술의 발전 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지고 있다. 환경, 기술적인 부분에서 엄청난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다. 플랫폼 또한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롭게 업데이트되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는 것도 무의미할지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한 가지는 있다. 환경이 바뀌고 기술이 바뀌어도 결국은 플랫폼 위에서 세상이 돌아간다는 사실이다. 플랫폼을 잘 준비하고 발전시켜 나간다면 큰 변화의 시기를 겪더라도 능히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플랫폼경제경영연구소 소장이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인터넷진흥원 등
정부기관에서 운영하는 연구반의
플랫폼 전문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